2 장
식탁에는 음식이 가득했다.
엄마는 내 접시에 갈비를 올려 줬고.
새아빠는 음료수를 따라 줬다.
모연 언니는 연신 웃으며 말을 걸었다.
나는 괜히 울컥했다.
태어나 처음 받아보는 가족 같은 대접이었다.
그래서 용기를 냈다.
“엄마.”
“나 할 말 있는데.”
그런데 엄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마침 엄마도 할 말이 있어, 예나야.”
순간 식탁 분위기가 달라졌다.
새아빠가 젓가락을 내려놨다.
모연 언니도 웃음을 거뒀다.
이상했다.
너무 이상했다.
엄마가 천천히 말했다.
“모연이가 학교에서 일이 좀 있었어.”
“네가 대신 경찰서에 가 주면 안 될까?”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다.
“무슨 일인데요?”
내 질문에 모연 언니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새아빠 쪽으로 몸을 기댔다.
엄마가 대신 답했다.
“같은 반 애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대.”
“모연이가 현장에 있었고.”
“충격을 많이 받아서 진술하러 갈 상태가 아니야.”
“그러니까 네가 대신 가서 설명 좀 해 줘.”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모연 언니를 누구보다 잘 안다.
착해서 괴로워할 사람도 아니고.
누군가를 위해 희생할 사람도 아니다.
어릴 때부터 문제를 몰고 다녔다.
싸움.
괴롭힘.
경찰서 출입.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직감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설마.’
‘사람을 죽인 건가?’
손끝이 떨렸다.
나는 세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
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지금 제정신이에요?”
목소리가 떨렸다.
“살인이잖아.”
“사람이 죽었다고!”
그제야 모든 게 이해됐다.
생일상.
다정한 말.
처음 받아 보는 관심.
전부 이유가 있었던 거다.
나를 이용하려고.
내가 대신 죄를 뒤집어쓰게 만들려고.
내가 거절하자 모연 언니 얼굴이 굳어졌다.
곧바로 엄마를 쳐다봤다.
도와달라는 눈빛이었다.
그리고 역시나.
엄마는 바로 태도를 바꿨다.
조금 전까지의 다정함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강예나.”
차가운 목소리였다.
“언니 대신 그 정도도 못 해줘?”
나는 헛웃음이 나왔다.
엄마는 말을 이었다.
“그럼 널 왜 키웠는데?”
익숙한 말이었다.
너무 많이 들어서.
이제는 상처조차 되지 않는 말.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날은 유난히 아팠다.
아마.
처음으로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사람은 정말.
나를 딸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는 걸.
